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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을 받은 건 11년 전이었습니다. 특별히 더 먹은 것도 없고 생활이 바뀐 것도 없는데 한 달 만에 체중이 10kg 가까이 불어났습니다. 피로감도 갑작스럽게 밀려왔고, 몸이 전체적으로 퉁퉁 부어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호르몬이라는 게 체중과 이렇게 직결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이후 11년간 씬지록신을 복용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최근에서야 제대로 방향을 잡게 된 이야기를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살이 찌는 건 의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체온을 유지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 아무리 적게 먹어도 몸이 에너지를 제대로 소비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체중이 늘어납니다. 처음 살이 급격히 찌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는 "조금 덜 먹으면 되지 않냐"는 말을 했지만, 사실 식욕이 특별히 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밥맛이 없었는데도 체중은 계속 올라갔습니다. 그게 저를 가장 억울하게 만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서야 이 답답함이 조금 풀렸습니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약 93%는 비활성 상태인 T4이고, 실제 우리 몸에서 대사를 활성화하는 건 T3입니다. 저하증이 있으면 T4 자체가 부족하거나, T4가 T3로 제대로 전환되지 않거나, 전환을 방해하는 리버스 T3가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 중 하나 이상이 복합적으로 일어납니다. 씬지록신 복용만으로 수치가 잡히는 분들도 있지만, 저처럼 11년째 복용하면서도 체중 외에 비염, 탈모, 지루성피부염, 콜레스테롤 수치 이상까지 동반되고 있다면 단순히 약 용량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호르몬 수치를 정상 범위 안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체중 관리보다 훨씬 선행되어야 한다는 걸, 너무 늦게 제대로 인지했습니다.

요약: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체중 증가는 의지나 식사량의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 대사 저하의 결과이며, 수치 정상화가 체중 관리보다 반드시 먼저입니다.

운동 후 더 무거웠던 이유, 뒤늦게 알았습니다

처음 진단 직후 체중 감량에 집착했던 저는 헬스장을 등록했습니다. 유산소 위주로 열심히 했는데, 운동을 마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는 게 아니라 더 무겁고 피로가 쌓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이라 체력이 약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게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호르몬 수치가 아직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 부하를 주면 몸 입장에서는 회복할 에너지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은 피로를 누적시킬 뿐이라는 정보를 한참 뒤에야 접하게 되었습니다. 호르몬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 그것도 처음부터 고강도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중강도 유산소와 가벼운 근력 운동부터 서서히 쌓아가는 게 맞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이른 아침에 공복 씬지록신 복용 후 실내 자전거나 스트레칭을 30분 정도 하는 루틴을 지키고 있습니다. 헬스장처럼 이동이 필요한 공간이 아니라, 집에서 바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게 꾸준히 유지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됐습니다. 거창하게 시작하면 지속이 안 된다는 걸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요약: 호르몬이 불안정한 상태에서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피로를 쌓으며, 본인이 지속 가능한 가벼운 유산소부터 시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식단, 극단적으로 줄이면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살을 빼야 한다는 마음에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거나 특정 음식을 완전히 끊는 방식은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호르몬 수치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영양 섭취마저 불균형해지면 오히려 호르몬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도 한 번은 칼로리를 무리하게 줄였다가 피로감이 심해지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진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원인을 몰랐는데, 지금은 그게 호르몬 불안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압니다.

T4를 T3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영양소들을 의식적으로 챙기는 편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비타민 B군(B1, B2, B6), 셀레늄, 철분, 요오드가 대표적입니다. 해조류를 자주 먹는다면 요오드는 따로 보충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절히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기초대사량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단백질을 꾸준히 챙기는 것도 중요한데, 콩이나 두부, 닭가슴살 같은 음식을 매 끼니 의식하며 넣고 있습니다. 반면 술, 담배, 패스트푸드는 T3 전환을 방해하는 리버스 T3를 늘린다고 하니 가능하면 피하는 게 맞습니다. 식단을 드라마틱하게 바꾸기보다 한 끼 정도를 채소 위주로 가볍게 먹는 방향으로 조금씩 조정하는 게 현실적으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요약: 극단적 식단 제한보다 T3 전환을 돕는 영양소를 채우고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사가 갑상선 환자에게 맞는 식단 방향입니다.

FAQ

Q. 씬지록신 복용 중인데 체중이 전혀 줄지 않습니다. 약이 문제인가요?

A. 약 용량이 몸에 맞게 조절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TSH, T3, T4 수치를 정기적으로 체크해 수치가 정상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담당 의사와 확인해 보세요. 수치가 잡히지 않은 상태라면 아무리 식단과 운동을 해도 체중 변화가 더디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어떤 운동을 해야 하나요?

A. 호르몬 수치가 어느 정도 안정된 후에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처럼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하고, 몸이 적응되면 근력 운동을 병행해 기초대사량을 올려가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Q. 콜레스테롤 수치가 나쁘게 나오는 것도 갑상선과 관련이 있나요?

A. 네,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지질 대사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기능이 저하되면 LDL이나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호르몬 기능이 회복되면 콜레스테롤 수치도 함께 정상화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콜레스테롤 관리 역시 호르몬 수치 안정화와 함께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약을 복용하면서도 체중은 물론 비염, 탈모, 지루성피부염, 콜레스테롤 이상까지 하나씩 따라붙었습니다. 그동안은 각각의 증상을 따로따로 바라봤는데, 결국 뿌리는 하나였습니다. 호르몬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체중 조절에만 집착했던 시절에는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더 지쳐서 그만뒀고, 식단을 줄여봤다가 오히려 몸 상태가 나빠지는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그 시행착오들이 전부 호르몬 수치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지금은 순서를 바꿨습니다. 6개월 단위로 피검사를 통해 수치를 확인하고 약 용량을 조율하는 것을 기본으로 유지하면서, 자정 전 취침과 오전 8시 기상, 공복에 씬지록신 복용 후 가벼운 유산소 30분이라는 루틴을 최대한 흐트러지지 않게 지키고 있습니다. 180도 생활을 바꾸기 어려운 직장인이지만, 이 정도의 루틴은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劇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몸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만들어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살이 찐다는 고민을 가진 분들께 솔직하게 드리고 싶은 말은, 체중 숫자보다 호르몬 수치를 먼저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안정되기 시작하면 체중 변화도 따라오고, 콜레스테롤 같은 동반 지표들도 함께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전까지 무리하게 살을 빼려다 몸 상태만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처럼 10년 이상을 돌아서 오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씁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장기 전입니다. 조급하게 굴지 않고 꾸준히 회복에 집중하는 태도가 결국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몸으로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86QVoo8Yvw

https://www.youtube.com/watch?v=f8f505hJY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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