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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변비가 일상이었습니다. 화장실에서 힘을 주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고, 어느 날부터 항문 주변이 따갑고 가렵더니 나중엔 휴지에 피가 묻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좌욕하고 연고 바르면 며칠 후 괜찮아지니까요. 그렇게 그냥저냥 살았는데, 50대에 접어들면서 이 증상이 더 자주, 더 심하게 찾아왔습니다. 작년엔 대장 내시경에서 용종까지 발견되면서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비와 항문 질환, 둘은 한 몸이었습니다

항문 안에는 배변을 조절하는 '항문 쿠션'이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이 쿠션은 변을 볼 때 커져서 항문관을 보호하고, 볼일을 다 보면 원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런데 변비로 인해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반복되면, 이 쿠션을 붙잡고 있는 근섬유가 서서히 늘어나거나 끊어집니다. 그 결과로 조직이 아래로 처지면서 치핵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한참 뒤에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제 경우도 변비가 심해지는 시기와 항문 증상이 나빠지는 시기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40대 들어 변비가 심해지면서 항문 가려움, 따가움, 배변 시 통증이 함께 찾아왔거든요. 변비가 나아지면 항문 증상도 잠잠해지고, 다시 변비가 심해지면 항문도 덩달아 나빠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결국 변비를 제대로 잡지 않으면 항문 질환도 뿌리를 뽑을 수 없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치핵은 단순한 피부 염증이 아니라 쿠션 조직 자체가 약해지고 늘어지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원인을 만드는 배변 습관부터 고치는 게 핵심입니다.

한 가지 더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항문 출혈이 생겼을 때 자가 진단으로 '그냥 치질이겠지' 하고 넘기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항문 출혈의 대부분은 항문 질환에서 비롯되지만, 일부는 직장암이나 대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도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용종을 발견했는데, 만약 계속 '치질 출혈'이라고만 여겼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었습니다. 출혈이 반복된다면 한 번쯤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요약: 변비와 항문 질환은 연결고리가 있으며, 반복 출혈이 있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로 다른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연고는 급한 불을 끄는 도구일 뿐입니다

증상이 심할 때면 병원에서 처방받은 연고를 발랐습니다. 며칠 지나면 부기가 빠지고 통증도 가라앉으니 '이번에도 나았구나' 싶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진짜 치료가 아니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부기가 빠지는 것과 질환이 낫는 것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치질 연고에는 보통 통증과 가려움을 잠재우는 국소 마취 성분, 혈관을 수축시켜 부기를 빼주는 성분,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불편한 증상을 빠르게 달래주는 데는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연고는 이미 늘어지고 약해진 항문 쿠션 조직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지는 못합니다.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할 정도로 진행된 치핵이라면 연고만으로는 사실상 해결이 안 됩니다. 저도 한동안 연고에 의존하며 버텼는데,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오히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타이밍을 미룬 셈이 됐습니다. 초기에 습관 교정이나 가벼운 시술로 끝낼 수 있었던 상태가 연고에만 기대다 보면 더 진행되어 큰 치료가 필요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가 든 연고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장기 사용 시 항문 주위 피부가 위축되어 작은 자극에도 쉽게 찢어지거나 화끈거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2차 감염 위험도 높아집니다. 전문의와 상담 없이 연고를 한 달, 두 달 계속 쓰는 건 권장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을 때만 단기간 사용하고, 반복된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요약: 연고는 증상 완화 보조제이지 근본 치료제가 아니며,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의 장기 사용은 피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마그밀 처방과 좌욕, 지금 제가 하는 것들

대장 내시경 결과를 들으면서 의사 선생님께 변비와 항문 증상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 자리에서 처방받은 게 마그밀이었습니다. 심할 때는 아침저녁 두 번, 괜찮을 때는 한 번으로 줄여서 스스로 조절하라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마그밀을 먹으면 변이 부드러워지고 배변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화장실에서 힘을 줄 일이 줄어드니 항문 증상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약을 먹는 게 찜찜할 수도 있지만, 변비 때문에 항문에 과도한 압력을 주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마그밀에도 내성이 생기는 건 아닐까 걱정이 생겼습니다. 연고도 마찬가지였고요. 결국 약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본은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고, 물을 많이 마시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생활 습관인데 그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도 지금은 좌욕만큼은 빠트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따뜻한 물에 10분 정도 앉아 있으면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염증이 가라앉는 느낌이 확실히 납니다.

치핵은 1기부터 4기까지 진행 단계가 있는데, 4기에 이르면 손으로 밀어 넣어도 다시 나오는 수준이 되어 수술이 필요해집니다. 저는 지금 어느 단계인지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채 버티고 있는데, 증상이 반복된다면 결국엔 항문외과에 가서 제대로 확인받는 게 맞는 방향이라는 걸 압니다. 연고와 약으로 증상을 누르는 동안 치료 타이밍을 놓치는 게 가장 아까운 상황이니까요.

요약: 마그밀과 연고는 단기 보조 수단이며, 좌욕과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되 증상이 반복되면 전문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FAQ

Q. 치질 연고를 매일 오래 써도 괜찮은가요?

A.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연고를 장기간 사용하면 항문 주변 피부가 위축되어 작은 자극에도 쉽게 찢어지거나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보통 1~2주 단기 사용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항문에서 피가 나면 무조건 치질인가요?

A. 항문 출혈의 95%는 항문 질환에서 비롯되지만, 나머지 5%는 직장암이나 대장 질환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출혈이 반복된다면 자가 진단보다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마그밀 같은 변비약을 계속 먹으면 내성이 생기나요?

A. 마그밀(수산화마그네슘)은 장을 자극하기보다 변에 수분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작용하여 습관성 의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장기 복용 여부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처방 의사와 상의하며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20년 넘게 변비와 항문 질환을 달고 살면서 느낀 건, 연고와 약은 어디까지나 '버티는 도구'라는 점입니다. 연고는 불편한 증상을 빠르게 가라앉혀 주고, 마그밀은 배변을 수월하게 만들어 항문에 가는 부담을 줄여줍니다. 그 자체로 나쁜 게 아닙니다. 문제는 이걸로 다 해결됐다고 착각하거나, 증상이 잠잠해졌을 때 근본 원인을 고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입니다.

치핵은 항문 쿠션 조직이 약해지고 늘어지는 구조적인 변화입니다. 연고가 일시적으로 부기를 빼줄 수는 있어도, 이미 늘어진 조직을 원래대로 되돌리지는 못합니다.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면 연고로 버틸 단계를 지났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초기에 가볍게 해결할 수 있었던 걸 미루다 큰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저는 지금도 좌욕을 거르지 않으려 하고, 마그밀은 필요할 때만 조절해서 먹고 있습니다.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이 근본이라는 걸 알면서도 실천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래도 작년 내시경에서 용종을 발견한 이후로, 항문 건강을 그냥 넘기면 안 된다는 경각심이 생겼습니다. 혹시 저처럼 오랫동안 연고와 좌욕으로만 버텨오셨다면, 한 번쯤 항문외과를 찾아 지금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부끄러움보다 건강이 먼저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s8DqEnAhEA

https://www.youtube.com/watch?v=S3NrZeQsQ3c

https://www.youtube.com/watch?v=xVWDWbCaQ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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