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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쓰레기를 버리고 집으로 들어오려는데 현관 비밀번호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수도 없이 눌렀던 번호인데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진 것처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 기억이 돌아왔지만 그 순간은 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단순한 건망증이었을 수도 있지만 50대에 접어들면서 예전보다 사람 이름이나 단어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늘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기억력 저하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포스파티딜세린이라는 성분도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기억력 영양제' 정도로 생각했지만 자료를 찾아볼수록 영양제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밀번호를 한 번 잊었다고 인지장애일까?
처음에는 현관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았던 일을 두고 '혹시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걱정부터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억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수면 부족이나 피로, 스트레스, 우울감, 복용 중인 약물, 음주 등 여러 요인이 기억과 집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밀번호나 사람 이름을 한 번 잊었다는 사실만으로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기억의 문제가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면 '나이 탓'으로만 넘기지 않고 의료진에게 상담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게 됐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바꾼 생각
'깜박했다 = 치매 신호'라고 단정하는 것도, 반대로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며 무조건 넘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전과 다른 변화가 반복되는지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포스파티딜세린을 알게 됐습니다
기억력에 대해 검색하다 보면 포스파티딜세린이라는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포스파티딜세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 가운데 하나이며 신경세포에도 존재합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에서는 포스파티딜세린에 대해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 내용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중요하게 본 표현은 '도움을 줄 수 있음'이었습니다. 이것은 포스파티딜세린이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미국 FDA 자료도 제가 처음 이해한 것과 달랐습니다
처음 자료를 찾아볼 때는 미국 FDA에서도 포스파티딜세린의 인지기능 효과를 인정했다는 설명을 접했습니다. 그래서 근거가 상당히 확실한 성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확인해 보니 FDA의 포스파티딜세린 관련 내용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약품의 효능 승인과는 달랐습니다.
FDA에는 'Qualified Health Claim'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는 관련 과학적 근거가 존재하지만 높은 수준의 과학적 합의 기준을 충족한 건강 주장과는 구별됩니다. 따라서 이를 'FDA가 치매 예방 효과를 인정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건강정보를 볼 때 제가 조심하게 된 표현
'FDA 인정', '치매 예방', '뇌 노폐물 제거', '베타아밀로이드 제거' 같은 표현은 서로 같은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세포·동물 연구에서 관찰된 기전을 사람이 건강기능식품을 먹었을 때의 예방·치료 효과로 바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도인지장애도 치매와 같은 말은 아니었습니다
기억력에 대해 찾아보면서 경도인지장애라는 말도 많이 접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의 변화가 관찰되지만 일상생활의 독립성이 비교적 유지되는 상태를 말하며, 치매와 동일한 진단은 아닙니다.
일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치매로 진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특정 비율만 보고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처럼 한 번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경도인지장애라고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길 찾기, 금전 관리, 약 복용, 익숙한 일 처리 등 일상생활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영양제를 찾다가 제 생활부터 돌아봤습니다
기억력이 걱정되면서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무엇을 먹어야 할까?'부터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면서 오히려 제 생활을 먼저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경우가 많고 바쁜 시기에는 수면도 불규칙해집니다.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계속 생각하다 보면 집중하지 못한 채 행동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영양제를 추가하는 것보다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며,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먼저 챙겨보려고 합니다.
이번 일을 겪고 바뀐 생각
기억력이 걱정될수록 영양제보다 먼저 변화의 원인을 살펴보기
건강기능식품이 생활습관이나 필요한 의료 평가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이전과 다른 기억력 문제가 반복된다면 스스로 영양제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시 확인한 세 가지
Q. 깜박하는 일이 생기면 바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한 번의 기억 실수만으로 치매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전보다 기억력이나 판단력의 변화가 반복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포스파티딜세린은 치매 예방 영양제인가요?
그렇게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노화로 인해 저하된 인지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이 사용되고 있지만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Q. 제품을 고를 때 순도가 높으면 더 효과적인가요?
순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인지기능에 더 좋은 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한다면 제품에 표시된 기능성 내용, 원료와 함량,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현관 비밀번호를 잊었던 일이 남긴 것
다행히 그날의 비밀번호는 다시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덕분에 저는 기억력에 대해 제대로 찾아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포스파티딜세린이라는 성분에서 답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하나씩 확인할수록 특정 영양제 하나보다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이전과 다른 인지 변화가 반복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라고 넘기지도, 인터넷 검색만으로 스스로 질환을 판단하지도 않으려고 합니다. 필요할 때 제대로 확인받는 것 역시 중년 이후 건강관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자료
- 식품안전나라 건강기능식품 정보 – 포스파티딜세린 기능성 및 섭취 시 주의사항
- U.S. Food & Drug Administration – Phosphatidylserine and Cognitive Function and Dementia Qualified Health Claim
- U.S. Food & Drug Administration – Qualified Health Cla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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